결혼과 성욕_by 성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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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과 성욕




해마다 5월이 되면 고궁과 거리에서 면사포를 쓴 신부들이 보이고, 공항청사에는 젊고 건강해 보이는 신랑신부들이 가득 차 있다.
결혼은 왜 할까? 여러 연구를 종합해보면 그 대답은 대개 남들이 하니까, 사랑하니까, 성적인 필요성, 경제적인 필요성, 혹은 외로워서 한다고 나온다.
60년 이후 서구에서는 여성들이 직업전선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결혼률이 오히려 늘었다.
결혼을 선택하는 이유가 성적인 필요성 때문이라고 대답한 여성 가운데 약 4분의 1 정도는 평생동안
단 한 명의 성적인 파트너를 가지는데 많은 남자들을 경험한 여자만큼 행복해한다고 한다.
아니 4분의 3이나 되는 여성들이 한 남자 이상과 관계를 맺었다고 놀라는 분들도 있겠지만 이것은 서양의 통계이다.
결혼생활의 만족도에 대해 1993년 미네소타대학에서 조사한 일이 있다. 결혼한 부부 1만 5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모든 점에서 큰 불만을 느끼고 이혼할 가능성이 큰 부부가 40%, 경제적인 이유로 그런대로 유지되는 부부가 14%, 많은 부분에
불만을 느끼며 해결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부부가 14%로, 전체의 3분의 2가 결혼생활에 불만을 느끼고 있었다.
대부분의 점에서 만족한다는 나머지 32%의 부부 중에서도 3분의 1은 성적인 문제로, 또 3분의 1은 경제적인 문제로 갈등을 겪는 것으로 나와 있다.
결국 결혼한 부부 1백쌍 중에서 10쌍 정도만 별문제없이 만족하며 사는 행복한 부부라는 얘기이다.
성적인 문제로 갈등이 있는 부부는 친밀감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
성공적인 결혼생활의 공통적인 요인으로는 보통 사랑, 친밀감, 대화, 신뢰, 정직, 융통성, 유머감각, 성, 경제력, 성숙도 등이 꼽힌다.
명리학에서 제일 수준 높은 책으로 꼽는 [적천수(適天髓)]라는 책의 육친론(六親論) 첫 문구에 "부처인연숙세래(夫妻因緣宿世來)"라는 구절이 있다.
결혼이란 이미 정해져 있는 인연이라는 뜻이다. 바꿔말하면 부부의 인연은 이미 정해져 있는 것처럼 운명적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관계가 좋은 부부의 사주는 거의 비슷하다고 한다. 결혼제도는 과거 로미오와 줄리엣식의 결혼인 씨족간의 결혼(근대화 이전의 우리나라도 해당)에서
변화하여 아버지가 딸의 손을 신랑에게 넘겨주는 가족간의 결합으로 변했으며 지금은 개인간의 결합으로 넘어오는 단계이다.
[러브 스토리] 영화처럼 본인들이 알아서 배우자를 고르고 결혼식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며,
독신자가 늘어나고 결혼 안 한 것을 잘못이나 불행으로 여기기는커녕 오히려 때로는 높이 평가하는 시스템이다.
12세 이전의 아이들을 집에 혼자 두면 부모가 처벌을 받는 미국에서처럼 말이다. 인류학적으로 보면 꼭 미국이나 우리나라에서와 같은 일부일처제가 좋다고 주장할 수도 없다.
일부일처제(monogamy)는 일부다처제(polygamy), 일처다부제(polyandry)와 같은 결혼제도의 하나이고, 또 강한 유태교-기독교 전통의 영향일 뿐이다.
우리가 절대적으로 믿고 있는 어떤 진리나 규범, 또는 사회관습이 꼭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그럼 왜 결혼을 할까? 여자의 경제적인 필요성 때문이라고들 하지만 현재 미국 여성의 10% 이상은 그들의 남편보다 더 많은 수입을 올린다.
또한 1960년 이후 여성들이 직업전선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다음부터 결혼은 오히려 늘었다. 이상하지 않은가.
그럼 성적인 필요성 때문일까? 4분의 1에 해당하는 여성들이 평생 동안 단 한 사람의 섹스 파트너를 가지는데, 많은 남자를 경험한 여자만큼 행복을 느낀다.
또 오하이오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보면 여자의 3분의 1, 남자 대학생의 4분의 1은 아직도 성교의 경험이 없다. 다시 말해서 성적인 필요성 때문에 꼭 결혼까지 해야 하느냐는 얘기이다.
외로워서 결혼한다고 하지만 결혼한다고 외롭지 않다는 보장이 있는가. 어쨌거나 46% 정도만 외롭거나 동료가 필요해서 결혼을 한다고 한다.
"사랑해서 결혼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이야기이다. 사랑하니까 결혼해야 하겠지만 꼭 그래야 한다는 법은 없다. 왜 결혼해야 하느냐는 문제만 놓고 봐도 시대는 많이 달라졌다. 이미 정해져 있어서 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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