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의 섹스_by 성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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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을 치르고 나면 주위에서 많이 듣는 얘기가 있다. "초반에 잡아라"라는 것이다.

초반에 잡아야 일생을 잡을 수 있고 그래야 인생이 편해진다는 뜻이다.

그러나 내가 보기엔 이 얘기만큼 둘의 관계를 위태롭게 하는 것도 없다.

결혼 초반에 신경써야 할 것은 서로가 좀 더 가까워지도록 노력하는 것이지, 서로 이기려고 긴장하고 고집부리며 상대를 깔아뭉개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설령 상대가 자기 말에 꼼짝 못 한다고 해서 그다지 기뻐할 것은 없다.

상대에게 잡혀 사는 존재는 자기 생명도 줏대도 없기 때문에 그만큼 매력도 가능성도 없을 것이고, 결국 그도 언젠가는 자기를 찾기 위한 반란을 할 것이기 때문에다.
결혼은 이제부터 관계의 시작이라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따라서 끊임없이 서로에게 관심과 애정을 갖고 노력해야 할 직업과도 같은 것이다.

한국 갤럽연구조사에 의하면 20-30대 주부의 대략 30퍼센트 정도가 성적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어쩌면 우리의 결혼 양태를 보여주는 것으로 서로가 상대에게 소중하고 의미 있는 관계로 가까이 다가가 있지 못함을 보여주고 있는 것일 게다.

섹스의 의미는 쾌락이나 출산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인간관계의 도구로써 더 큰 비중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섹스는 감추어야 할 것이고 의당 자연히 잘 될 것으로 생각한다면 그것은 참으로 오산이다.

섹스를 잘한다는 건 사실 아주 어려운 일이다.

섹스를 잘하기 위해선 정신의 건강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둘만의 공간에서 둘이 하나가 될 때 둘은 누구보다도 자유로워야 한다.

아무리 음탕한 대사도, 어떤 동물 같은 행위도 둘의 사랑을 통과하면 순수한 대사와 아름다운 몸짓으로 변한다.

사랑은 서로가 서로에게 행하는 어떠한 짓거리도 아름다운 몸짓으로 만들어 주고 둘에게 끝없는 자유와 지고의 쾌락을 안겨다 준다.
사랑하는 사람의 육체를 탐할 수 있는 것은 인간이 삶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최고의 가치이며 권리이다.

따라서 사랑하는 사람과의 섹스에는 서로 대담해 질 필요가 있다.

섹스에 대한 얘기나 섹스 자체를 점잔 빼야하는 대상으로 생각하기보다는 둘이 서로 진지하게 서로의 만족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섹스에서 중요한 것은 서로 솔직한 것이다.

거짓이나 가식, 돌려서 얘기하는 것은 모두 섹스를 방해한다.

성치료에서도 중요한 것은 성에 대한 문제를 노골적으로 자유롭게 주고받는 것이다.

서로 솔직하게 되면 섹스에 관한 거절이나 굴욕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게 되고, 발기나 성교에 의한 성적 극치감이 없이도 성행위를 즐기는 것, 여성이 바로 오르가즘에 이르지 못해도 멋진 인간으로 받아들이는 것 등이 가능해 진다.

신혼 때에는 성적인 무지와는 반대로 상대를 기쁘게 해주려는 지나친 욕구가 오히려 성을 방해하는 수도 있다.

배우자를 기쁘게 하고 실망시키지 말아야 한다고 지나치게 강박적으로 사로잡혀 있는 것이 오히려 섹스를 방해한다는 것이다.
" 당장에 발기하고, 오랫동안 지속하지 않으면 그녀가 기뻐하지 않을 것"이라든지, 자기 자신의 욕구를 부정하면서까지 남성의 성욕에 좇으려고 하는 강박감, "서둘러 오르가즘에 이르지 못하면 그가 나에게 실망할지 모른다", "우물쭈물 하고 있으면 그가 참을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그에게 성교자세를 밑으로 해달라고 할 수는 없다. 그가 거절할지도 모르니까" 등등은 많은 부부의 성적 적응을 방해해 왔다고 한다.
따라서 섹스 중에는 부부가 자기의 감각에 이기적으로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서로가 성적 체험에 몰두할 수 있고 상대에게 기쁨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배우자에 대한 죄책감이나 불안감은 섹스에 광범위하고도 유해한 영향을 준다고 한다.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했듯이 사람은 첫경험에서 지극한 만족을 체험한다.

어떤 여자는 첫키스에 실신을 하기도 하고, 혹자는 첫애무에 일생 다시 느껴볼 수 없는 엑스터시를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만족은 결혼 후에는 잘 체험하기 힘들다.

마치 천상의 쾌락은 순결한 육체와 영혼에만 깃드는 듯 섹스가 빈번해 질수록 그 쾌락은 일상적인 것으로 변하고 만다. 그러면 부부는 첫경험의 환희를 찾아 다른 애인을 구하러 방황할 수도 있다. 대개 바람피는 남자들의 애인을 보면 그들은 자기 부인의 젊은 시절을 닮았거나 대개는 그보다 못한 경우가 많다.

스위스의 어느 유명한 분석가 부부는 수십 년을 함께 살았지만 주위에서 보기에는 마치 항상 새로 만나는 사이 같다고 한다.

그들은 누구보다도 가까운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상대에게 항상 예의로 대하고, 할머니, 할아버지지만 상대에 대한 마음씀은 소년, 소녀 같기 때문이다.

그럴 수 있다는 것은 아마도 부부가 서로 솔직하고 서로의 감정을 존중하며 끊임없이 자기 길을 가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신혼의 부부들은 남의 설익은, 신혼때 잡으라는 충고에 귀기울이지 말고 서로 솔직하게 감각을 나누고 존중하면서 각자 자기 길을 열심히 가는 것이 서로 황홀한 첫경험을 계속해서 유지할 수 있는 길일 것이다.

[발췌] 나는 다만 하고싶지 않은 일을 하지 않을 뿐이다 - 김정일 저 (pp.14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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