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학적 수컷으로서의 남자_by 성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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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교육과 상담을 오래 하다보니, 남자와 여자의 성차이가 결국은 생물학적인 차이에서 비롯된 생활양식이나 사고의 차이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된다.
즉 남녀의 성기차이, 성반응 차이, 생물학적인 차이가 성심리와 성행동의 차이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흔히들 ‘남자는 섹스하고 나서 사랑을 결정하고, 여자는 사랑을 결정하고서야 섹스를 한다’고 한다. 또 ‘남자는 사랑하지 않는 상대와도 섹스할 수 있지만, 여자는 사랑하지 않으면 섹스하기 어렵다’는 말도 한다. 이 말들은 아주 일반적인 경우에 사실인 것 같다.(아주 일반적이지 않은 경우라는 것은 사랑하지 않아도 감각 때문에 섹스하는 여자도 있고, 사랑하지 않는 여자와는 절대 섹스 하지 않는 남자도 적지 않다는 점을 말한다)
여자가 섹스를 결정하는 것과 남자가 섹스를 결정하는 것은 많은 차이가 있다. 그것은 임신이라는 생물학적인 부담과 함께 사회적, 윤리적으로 여자에게 더 엄격한 전통적인 성윤리 때문이기도 하지만, 생물학적 차이에 의한 것이기도 하다.
수컷으로서의 남자가 이땅에 와서 완수해야 할 역사적인 사명은 씨를 퍼뜨리는 일이다. 즉 종족 보존의 사명이다.
예를 들어,한 남자가 365일 동안 365명의 여자와 섹스한다면 9개월 반 이후엔 적어도 200명 쯤의 자기 유전자를 받은 후손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한 남자가 한 여자와 365일 섹스한다면 잘 얻어야 1명에서 2명의 후손을 얻을 수 있을 뿐이다.
요즘은 아이들이 사랑을 먹고 자라는 것이 아니라 돈으로 큰다고 하지만 사회적인 책임 없이, 양육의 부담없이 낳기만 하면 원숭이처럼 자란다고 한다면 어떤 남자라도 당연히 계속 새로운 여자와 섹스하고자 할 것이다.
그래서 수컷들의 성행동의 특징을 표현하는 말 중에 ‘수탉효과’ 혹은 ‘쿨리건(미국 30대 대통령) 효과’라는 말이 있다. 닭이나 양은 발정기에 아주 왕성하게 교미를 하는 동물로 알려져 있다, 하긴 어느 동물이든 자신들의 발정기를 그저 놓치려 하진 않을 것이지만...
그런데 발정기에 교미를 50회 이상 한다는 닭이나 양들 조차 한두번 교미한 암컷과는 다시 교미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니 교미하려 해도 잘 안된다는 것이다.
심지어 이미 교미했던 암컷을 털색깔을 바꾸고 향수를 뿌려 냄새를 바꾸어 들여 보내도 그놈과는 교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수컷들의 종을 퍼뜨리려는 사명(?)때문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래서 수컷들에게는 새 파트너와 감각이 섹스에서 중요하다.(오로지 그것만이 중요하다는 것이 아니라)
그런가 하면 암컷으로서의 사명은 좋은 씨를 받아 잘 양육하는 것이다(이것은 순전히 생물학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암컷들에게는 유전형질이 좋은 씨를 받아 임신해서 새끼를 낳고 독립시킬 때까지 자신과 새끼를 보호하고 부양해 줄 수컷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그 수컷은 힘도 세야 하고, 먹이도 잘 가져와야 하며, 무엇보다 나를 사랑하고 충실해야 한다. 바로 생물학적인 암컷으로서의 여자에게 ‘관계맺기’ 가 중요한 이유이다.
그래서 여자는 파트너를 고를 때 좋은 유전형질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나를 충실하게 사랑할 것인가에 신경을 쓰게 되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이렇게 상대를 고르는 기준이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라 아주 오랜 옛날부터 이어 내려온 일이다.
이러한 차이는 남자가 섹스에서 왜 새로운 감각과 파트너에 관심을 가지는지,여자가 섹스에서 ‘나와 좋은 관계를 맺고 있는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게 해준다.
불행하게도 또는 다행스럽게도 지금은 남자들이 그런 생물학적인 사명을 다하지 않아도 될 만큼 인구가 넘치고, 또 아이를 양육함에 있어 물질적, 심리적인 부담이 커졌으며, 남자나 여자도 사회적인 역할이 다양해졌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되겠지만..
남자가 수컷으로서 사명을 다하기 위해 바람을 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합리화하기 위해서 이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독자들은 이미 간파하고 있을 것이나,적어도 남자와 여자가 성심리적으로 이렇게 다른 이유를 이해한다면 좀더 서로를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남자와 여자는 닮은 점이 많지만 다른 점도 적지 않다. 의학적으로는 정자와 난자가 수정된 지 4개월쯤이면 남자의 뇌와 여자의 뇌로 분화되기 시작한다고도 한다.
남자나 여자가 사회적인 성역할을 학습해서 성심리나 행동이 다르게 나타나기도 하지만 원래 생물학적으로 구조나 시스템이 다르기 때문에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우리가 인정한다면 서로의 다름을 좀더 편안하게 받아 들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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